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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전시회는 미래의 아이디어 보고(寶庫)
2022년 09월 22일 (목) 왕연중 elenews@chol.com

코로나 19 확진자 발생 이후 필자가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대부분의 방문자들을 야외에서 만나는 것이다. 어느덧 나이도 많이 먹고 필자를 능가하는 후배들이 늘어나면서 많은 것을 내려놓고 연구소도 집으로 옮긴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코로나 19로 밀폐된 공간보다는 자연 속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아서다. 필자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신문잡지에 실린 글과 강의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다. 그중에서도 코로나 19로 힘들어하는 소상공업과 중소기업의 CEO가 가장 많았다. 과분하게도 글과 강의에서 명쾌한 해법을 제시한 것이 생각나 답답한 마음에 상담을 하고 싶다는 요청이라 거절할 수가 없었다.

이때마다 어김없이 묻는 것이 상담료였다. 프리랜서다 보니 당연한 질문일 수도 있겠으나 필자는 상담료를 받아본 적이 없다. 그 대신 시간과 장소는 필자가 정했고, 그 장소는 필자가 사는 마을의 야외였다. 때로는 공원에서 때로는 야산에서 식사시간을 피해 필자가 준비해간 음료수를 마시며 1~2시간 대화를 나누다 보면 대부분 만족할만한 수준을 아니지만 큰 도움이 되었다며 주머니에서 상담료를 꺼냈다. 물론 받지 않았다.

그런데 1년 반 가까이 이들 소상공업과 중소기업 CEO들을 만나면서 상담 내용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십중팔구는 코로나 19 시대와 새롭게 펼쳐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떤 기술과 어떤 제품으로 대응해야 하며, 그 아이디어를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하는 것이었다. 기존의 기술과 제품은 경쟁력을 상실했거나 머지않아 상실할 것이 확실하니 글과 강의에서처럼 명쾌한 답을 달라고도 했다. 소중한 시간을 내어 기대를 걸고 찾아온 CEO들을 만나면서 처음에는 무척 당황했다. 40여 년 동안 발명 특허 분야에서 외길을 걸어왔지만 그만한 식견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번쩍 떠오른 것이 있었다. 각종 전시회였다. 필자는 글과 강의의 소재를 찾기 위해 발명 특허 관련 전시회는 물론 각종 전시회를 견학하였다. 코로나 19로 규모가 축소되고 전시제품이 줄고 관람객이 줄어 안타까운 마음도 있었지만 모든 기술과 제품을 꼼꼼히 살펴볼 수 있는 장점이 있기도 했다. 바로 이때 전시장에서 보고 느낀 것은 전시기술과 제품의 신속한 변화였다. 전시기술과 제품 중에는 기존 제품의 홍보와 판매촉진을 위해 전시한 것도 있으나 적지 않은 기술과 제품이 코로나 19시대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는 것이었다. 이는 필자가 가장 많이 찾는 서울의 코엑스와 일산의 킨텍스 등에서 열리는 어떤 분야의 전시회를 찾아가도 어김없이 보고 느낄 수 있었다.

필자는 여기에서 각종 전시회는 미래의 아이디어 보고(寶庫)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찾아온 CEO들에게 전시회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비교적 흥미롭고 쉽게 들려주었다. 덧붙여 전시회에서 본 기술과 제품들을 보고 모방하라는 것이 아니고 무엇보다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자기 분야의 미래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발명하는 것이 어떠하겠냐고 되물었다. 발명은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얼마간 세월이 흐른 다음 자신의 분야가 아닌 타 분야의 전시회에서까지 자신감과 아이디어를 얻어 특허출원까지 마쳤다며 또다시 상담료를 들고 찾아오는 CEO도 있었다. 역시 거절했다. 부족한 필자로서는 더 없이 보람있고 즐겁고 행복했기 때문이다.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유원대 발명특허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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