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명성호) 기업총괄지원실 배준한 박사가 위험한 고전압 전기설비의 내부 통전 여부를 문을 개방하지 않고 외부에서 안전하게 확인할 수 있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반 무선 통전 알림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국내에 보급되어 있는 배전반의 대부분은 가정용 전압 220V의 약 30배에서 100배에 해당하는 6.6㎸와 22.9㎸의 높은 전압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동안 배전설비의 전기흐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작업자가 직접 문을 열고 설비 내부 곳곳에 부착된 통전표시기를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감전사고가 빈번히 발생했고, 정전된 경우에도 남아 있는 충전에너지로 인한 사고위험성이 컸다.

배준한 박사의 이번 개발성과는 배전반의 문을 열 필요 없이 외부에 부착된 모니터로 통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으로 기술개발의 핵심은 버려지는 에너지를 재활용하는 일명 ‘에너지 하베스팅’이다.

전기설비 주변에 누설되는 전계 에너지를 수집 및 변환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송신기의 전원으로 활용한다.

송신기는 전기가 흐르는지 여부를 무선통신으로 수신기에 전달하고, 그 결과가 외부 모니터에 나타난다.

이번 성과의 가장 큰 장점은 뛰어난 활용성으로 무게 250g의 작은 송신기를 별도의 시공 없이 부스바에 부착하기만 하면 된다.

기존 전기회로에 영향을 주지 않는 작은 크기에도 에너지 하베스팅의 효율성은 높여 최대의 전기를 생산하고, 스스로의 소비전력은 최소화하는 고난도의 기술을 실현했다.

이와 함께 사용 안전성은 더욱 높였는데 에너지 하베스팅을 통해 충전된 전력을 기반으로 갑작스러운 정전이 발생해도 통전 알림 모니터는 1분간 계속 작동하게 되며, 작업자는 상황을 더 면밀히 살펴볼 수 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통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인 문 개방이 이루어질 경우에는 즉각적으로 경고방송이 송출된다.

배준한 박사는 “이번 성과는 별도의 전력공급이나 배터리를 활용하지 않고 주변의 에너지를 수집해 만든 전기로 위험한 설비를 외부에서 점검한다는 측면에서 안전성과 편의성을 크게 높인 기술”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에너지 하베스팅으로 만든 전기를 활용해 통전뿐만 아니라 전압, 전류, 온도, 습도, 진동 등 각종 내부 상태를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ICT 기반 스마트 전기설비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