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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낚시 Ⅰ
2021년 01월 05일 (화) 김춘석 elenews@chol.com

2020년 새해가 되었지만 여전히 낚시 동반자가 없고, 날씨도 추워서 출조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뉴스에서 우한폐렴이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이어서 국내에서도 코로나라는 역병이 돌기 시작하면서 전국 낚싯배들이 비상이 걸렸다. 선장들에게 물어보니 걱정이 태산이라며, 간간히 몇 분씩 출조 예약을 하는데 고민이라고 하였다.

2월로 접어들자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조짐이 생겼고, 전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 착용과 집단 모임을 자제하라는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하자, 마침내 배낚시를 전면 중지하였다. 그 이유는 좁은 선실에서 칼잠을 자야하고, 불과 1m에 내외에서 낚시를 해야 하므로 전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렇게 전국적으로 중단된 낚시가 재개되기까지 몇 달이 걸렸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세월이 흘러 11월 중순,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고, 요즘 건강이 회복되었는지 등 안부를 묻고는 대뜸 낚시를 가자고 하였다. 지난 6월, 그는 내게 낚시가자고 하였으나 건강 문제로 포기한 적이 있었다. 나는 낚시라는 말을 듣는 순간 온 몸에 세포들이 살아나면서 대물에 대한 욕망이 꿈틀거리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언제, 어디로?” 되물었다. 그는 차분히 이번 주말, 인천으로 가자고 하기에 두 말 없이 수락하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베란다 있던 낚시도구들을 거실로 옮긴 후 전동릴에 배터리를 연결하여 동작여부를 살펴보니 ‘휘잉’하는 소리와 함께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기상청 사이트에서 일기예보를 확인해보니 바다가 잔잔하고 기온도 따뜻하다는 예보가 있었다.

나는 내일 새벽 3시 반에 남항에서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한 후, 잠자리에 들었으나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다. 아내는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벗지 마라. 선실에 머물지 마라. 잠을 자지 마라’ 등 밑도 끝도 없는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새벽 2시 반, 나는 아내의 걱정 어린 시선이 내 등에 머물러 있음을 느끼면서 집을 나섰다. 성산대교를 건너 오랜만에 경인고속도로에 오르자 흥분되었고, 남항에 이르자 비릿한 바다 냄새가 나를 반겼다.

낚시가게에 들어서자 친구가 나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선장은 체온을 재고, 배에서 마스크 착용을 신신당부하였다. 우리는 승선하여 자리 추첨결과, 선수 우측 3, 4번에 배치되었다. 친구가 선실에 들어가서 눈을 붙이자고 하였으나 아내의 말이 떠올라 머뭇거리고 있는데 다른 동호인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선실에 누워있는 사람이 없었으며, 일부는 마스크를 쓰고 선실에 앉아 휴대폰을 보거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친구와 선미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새벽이라서 바닷바람이 차가웠다. 내가 그에게 항해 시간을 묻자 그는 굴업도까지 나가려면 통상 두 시간 반 정도 걸린다고 하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객실로 들어가자고 하였다. 배가 천천히 남항을 벗어나 인천대교를 향하고, 연안부두 쪽을 보니 낚싯배들이 하나 둘씩 따라오고 있었다.

나는 앉아서 비몽사몽간 시간을 보냈고, 어느덧 뿌옇게 하늘이 열리기에 선실 밖으로 나가보니 몇 분이 웅크리고 앉아서 버티고 있었다. 덕적도가 뒤로 보이고 지평선과 맞닿은 하늘에는 붉은 빛이 감돌고 있었다. 잠시 후 아침 해가 수줍은 듯이 빨간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오! 아름다워라. 해상에서 보는 일출은 언제보아도 장엄하고 만물을 일으키는 힘이 있었다.
 

8시 경, 굴업도 가까운 포인트에서 낚시가 시작되었다. ‘삑’ 입수신호와 함께 우럭채비를 내리니 수심 30m, 자갈밭이었다. 10초 정도 지나 입질이 없자 올리라고 하였다. 그곳에서 조금 이동한 후 다시 내렸으나 입질이 없자 몇 곳을 더 확인하고 배를 이동하였다. 선장은 20분을 이동하여 수심 50m, 5m 침선이며, 겨울철이라 미끼를 짧게 쓰고 가급적 바닥에서부터 시작하라고 하였다. 우럭채비를 내려 개흙바닥을 확인하고 릴을 조금씩 감는데 ‘투득, 투득’ 입질이 왔다. 짜릿짜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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