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수정에서 시사점 찾아야 할 때

이웃 일본이 태양광,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를 둘러싼 논쟁이 제5차 에너지기본계획의 수정을 계기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수정안에는 신재생에너지의 주력전원화를 추진한다고 명기돼 있지만 일부 보도에 의하면 2030년의 전원구성목표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2015년에 정해진 ‘22~24%’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유럽의 주요국보다 신재생에너지 비율목표가 낮기 때문에 일본은 뒤처지고 있으며, 2030년의 신재생에너지 목표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가 에너지 정책의 기본적 목적은 국민에게 안전하면서 환경을 배려한 우수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저가로 공급하는 것에 있지만 에너지 공급과 소비 구조가 국가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책에도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으로 알려져 있는 유럽 여러 국가에서는 국경을 넘어 송전선이 연결돼 있으며, 신재생에너지의 발전이 정지될 경우를 대비해 필요한 대체전원의 확보가 비교적 용이하지만 여기에도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국가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있다.

독일의 태양광, 풍력발전량은 각각 전체의 5.7%, 10.8%로 합계 16.5% 수준이며, 스페인은 각각 3.1%, 18.2%로 합계 21.3% 수준이지만, 프랑스는 1.6%, 3.9%로 합계 5.5%에 지나지 않으며, 스위스는 0.2%, 0.8%로 합계 1.0% 수준이다. 핀란드와 노르웨이의 태양광발전은 제로다. 일반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올라가면 에너지정책 목적은 달성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일반인의 생각이다.

신재생에너지 도입 목적은 CO2의 배출량을 줄여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 것과 에너지 자급률을 향상시키는 것에 있다. 그러나 에너지정책의 목적 중에 저가이면서 안정적 공급이라는 양 측면은 신재생에너지에 의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신재생에너지 도입에는 고정가격매수제도(FIT) 등의 지원책이 필요하다. 이는 신재생에너지 비용이 높은 시장에 위임할 경우 도입의 장해물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용이 화력 수준이라는 보도도 있지만 상시 발전할 수 없는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전기를 수용가에 보내기 위해서는 발전할 수 없는 시간대에도 전기 생산이 가능하도록 대비하는 설비를 갖춰야하기에 총 비용은 화력발전보다 높아진다.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이라 하는 독일, 스페인도 전기요금 상승에 골머리를 앓고 점차 정책과 제도를 수정해 가고 있다. 이들 국가처럼 신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선진국이 직면한 문제와 그 대처방법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전기는 수요와 공급이 일치되지 않을 경우 정전이라는 국가적 위기 사태를 초래할 수 있으며, 그렇다고 저가의 전기를 대량으로 생산해 축적할 수 있는 기술도 아직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실정이다.

태양광, 풍력과 같이 신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좌우되기 때문에 발전량이 감소할 경우에는 언제라도 발전이 가능한 화력·원자력 발전에 의해 전력공급을 수행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도입량이 증가하면 자급률은 향상되겠지만 날씨 여하에 따라 정전 가능성은 여전히 높고, 안정적 공급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자급률이 약 90% 수준인 미국조차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3.4%에 그치고 있는 북동부에서는 금년 초 겨울철 풍력 및 태양광의 발전량이 격감하고 동시에 전력수요가 증가하면서 정전 위기까지 몰린 적이 있었다.

그나마 가동률이 낮은 석탄화력을 유지한 덕분에 정전 위기는 모면할 수 있었던 것에 위안을 삼으면서 미국 에너지청은 신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과 화력발전의 중요성을 재차 인식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