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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어를 왜 호주라 하나?
2005년 05월 11일 (수) 전기공업 webmaster@elenews.co.kr
우리는 오스트레일리어를 흔히 ‘호주’라 부르고 있다. 물론 한자 표현인 ‘濠洲’에서 왔다. 그런데 왜 오스트레일리어를 호주라 부르는가에 대하여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을 성싶다. 한 국어사전에서는 ‘호태리아주’(濠太利亞洲)의 줄인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 호태리아주 는 도대체 무슨 말일까. 오스트레일리어는 1801년 영국의 해군장교 매티우 플린더스(Matthew Flinders)가 작은 배로 이 대륙을 일주한 다음에 귀국해서 모험 보고를 하면서 육지의 이름을 ‘Australia’라 부르자고 제안한데서 비롯되었다. Terra Australis 즉 남쪽의 나라(land of south)라는 뜻의 단축형을 취했던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어를 중국에서는 澳大利 라 적고 ‘아오대리야’라 소리낸다. 그리고 줄여서 澳洲(아오조우)라 한다. 이를 일본에서는 豪州 또는 豪洲나 濠洲로 쓰고 그 발음은 ‘고우슈’로 소리낸다. ‘濠太刺利(亞)’로 적고 있는데 오스트레일리어의 음가를 일본식 한자역 한 것이다. 그러니까 豪州 또는 濠洲라는 표기는 중국이 아니라 일본에서 오스트레일리아를 일컫는 별칭으로 쓰고 있는 한자임을 알 수 있다.
한국의 한 사전에서는 이를 일본 표기의 한국음 그대로 ‘호태랄리아’라 옮겨 쓰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에서 쓰고 있는 호주(濠洲)는 오스트레일리아를 가리키는 소리값도 아니고 아무런 뜻도 관련도 없는 허구적인 표기가 되어 버린 것이다. 다만 일본에서 쓰고 있는 한자를 그대로 옮겨다 한국적 음역을 한 것뿐이다.
한자의 ‘濠’는 고대 중국에서는 ‘호그’, 중세에는 ‘하우’라 읽다가 현대에서는 ‘하오’로 소리 내고 크고 두텁다는 뜻으로 쓰면서 성벽의 둘레에 물고랑을 둔 형상을 뜻한다. 일본에서는 ‘고우’, ‘가우 또는 ‘호리’로 소리 낸다. 결국 한국에서 쓰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어의 한자식 국명 ‘호주’는 일본에서 비롯된 모방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미국’도 따지고 보면 한국적 음가가 전혀 없는 주체성 없는 모방 한자의 차용의 대표적인 예이다. 한자 아름다울 미(美)는 중국에서 ‘메이’로 발음하고 ‘어메리커’의 첫 액센트 ‘메’를 따서 ‘美利堅合衆國’(메일리지안 헤송구오)이 되었고 이를 줄인 말로 ‘메이구오’(美國)라 한 것이다.
일본에서는 ‘亞米利加合衆國’라 쓰고 그 가운데서 쌀미(米)자를 취해 ‘米國’이라 줄여 쓰고 있다.
여기서 ‘米’는 어메리커가 쌀의 나라란 뜻이 아니라 중국처럼 ‘메’소리로 붙이기 위해서 일본의 훈독(訓讀) 고메란 소리값 가운데서 ‘-메’를 취한 것이다. 어메리커인 경우도 한국에서는 중국과 일본에서 쓰고 있는 한자음 ‘미’를 그대로 옮겨 적으면서 같은 값이면 중국에서 쓰고 있는 아름다울 미(美)자를 취한 것이다.
제대로 모방하려면 ‘메’자를 추출해야 할 터인데 한국식 한자음 가운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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