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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산업 노조 갈등 해결책은…작은 것부터 푼다는 지혜 필요해/박태환 발전노조 위원장
2018년 06월 07일 (목) 박영식 elenews@chol.com
   
 
  ▲ 박태환 한국발전산업노조위원장  
 

노동계가 연일 강경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조작으로 인해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최저임금이 기준을 둘러싸고는 노사간의 갈등, 정치권의 갈등이 성장주도의 정부정책에 엇박자를 내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노사갈등은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장통’이라고는 하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으로 남기 때문에 상생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력산업도 노사갈등의 예봉을 피할 수 없는 산업이다. 노사갈등의 원인과 대안, 그리고 상생의 방안은 무엇인지 제9대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 박태환 위원장을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 발전산업노조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축하라는 말이 어울릴지 모르겠습니다만 산적한 현안들이 많아 어깨가 많이 무거우리라 생각됩니다. 우선 취임 소감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노동정세와 현실이 어느 때인들 녹록한 적이 없었듯이 이번 발전노조 9대 임기를 시작한 4월부터 지금까지 지부총회, 중앙위원회 및 대의원대회를 치루고, 현재는 발전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연대투쟁과 해고자 원직복직을 위한 선전활동으로 분주한 상황이라 취임이라는 소감을 느낄 여유도 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발전현장의 여러 현안문제를 해결해보고자 출마하여 당선된 만큼, 공약을 적극 실천하겠다는 약속으로 취임소감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 지금 말씀하신 내용을 보니 제일 우선적인 과제로 해직 근로자 복직에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신데 현재 이를 해결하는데 어떠한 어려움이 있으신지, 그리고 그 대안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우리 발전노조에는 활동하는 해고자를 포함하여 9명이 있습니다. 이들 모두는 복수노조 시행 이전에 조합원들을 위해 앞장서서 투쟁하다 해고되었습니다. 그런데 복수노조 시대로 접어들면서 MB 정권과 사측의 발전노조 파괴공작의 반사이익과 지원으로 설립된 기업노조들이 현재까지 교섭권을 움켜쥐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 발전노조의 해고자 원직복직 의제 자체가 도외시 되고 있는 것이 발전현장의 현실입니다. 저희는 올 2월, 4월 두 차례 해고자 원직복직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분명한 것은 9명의 해고자들은 발전노조에서 해고되었기 때문에 협의의 대상은 우리 발전노조이지만, 사측은 이상하리만큼 기업노조와 해고자 원직복직을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또한, 사측의 악질간부들과 발전노조를 탈퇴한 일부 기회주의자들은 해고자들에 대한 악의적 거짓소문을 퍼트리며 해고자들의 가슴을 더욱더 아프게 하고 있고, 이를 빌미로 발전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사례들도 있습니다. 해고자들을 향한 터무니없는 비난은 거두어 주기바라며, 이제라도 해당 발전회사는 발전노조와 해고자 원직복직을 위한 협의에 성실히 임해 주길 바랍니다.


◐ 최근 삼성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이 속속 밝혀지면서 노동운동을 하시면서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과거 정부와 비교해 이번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잘하고 있는 점과 개선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겠습니까?

▲ 삼성 못지않게 발전노조도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이어오면서 엄청난 탄압과 인권유린을 당해왔습니다. 조합원 성향을 배/사과/토마토로 과일에 비유하여 분류하고 민주노총 탈퇴를 압박하고 회유했습니다. 발전공기업들이 대놓고 저지른 불법에 대해 관련기관 진정이나 법적대응을 했지만, 권력기관의 비호가 있었는지 대부분 무혐의이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습니다. 정부가 바뀌고 달라진 것이 있다면, 사측의 부당노동행위가 조금 줄었다는 것밖에 없습니다. 쉽게 얘기하면 사측간부가 발전노조 탈퇴를 종용하거나 공개적으로 노조간 차별을 한다거나 하는 등의 경우와 빈도가 줄었을 뿐, 여전히 현장에서는 불법적 차별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촛불정부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사회”는 발전공기업에서는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노동존중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과거 발전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온갖 권력을 동원하여 불법적으로 노조와 노동자들을 차별하고 괴롭히고 힘들게 한 자들의 처벌이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더불어 해고노동자들이 이제는 일터이자 삶터인 발전소현장으로 돌아가도록 원직복직 시켜야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노동존중사회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 발전사 정비 외주와 관련해 직접고용과 외주용역에 대한 엇갈린 시각이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인건비 등 비용적 측면에서 외주용역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위원장님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 작년 5월12일 문재인 대통령은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하여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선언”을 했습니다. 간접고용노동자들은 환호했고 희망에 부풀었습니다. 하지만 정부 가이드라인의 모호성으로 현장은 아수라장입니다. 일부의 주장인 비용 측면에서 외주용역의 유리를 주장하기도 하나,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 생각합니다. 정비관련 용역계약서를 보면 인건비 외에 경비, 일반관리비와 이윤까지 전부 지급합니다. 과연 협력사들이 손해나는 장사를 하겠습니까? 또한 비용뿐만 아니라 용역 업무내용과 발전설비 운영의 상황대처 등 각종 요소들을 종합적이고 객관으로 판단하더라도 직접고용이 훨씬 유리하고 발전소 운영에도 안전하고 안정적입니다. 발전소는 혼자나 일부부서가 열심히 잘한다고 잘 돌아가는 설비가 아니라, 협력사를 포함한 모두의 협업과 공동 작업이 필수인 산업입니다. 똑같은 설비정비를 어느 발전소에서는 정규직이 직접하고, 다른 발전소는 협력사가 하는 곳도 있습니다. 협력사의 경영진 및 간부들을 보면 발전회사에서 고위직으로 퇴직한 사람들이 많은 이유를 따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비정규직의 직접고용 정규직화에 일부 공기업 경영진 및 기존 정규직들의 걱정과 반대기류도 있지만, 이 문제는 시기심과 양보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정책의 이행과 배려,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했으면 합니다.


◐ 외주용역에 의할 경우 소속감, 정비품질, 전력공급의 안정성 등에서 문제점을 제시하셨는데 그렇다면 이러한 부분도 발전사의 간접비용으로 계상해 전반적인 비용효용분석을 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자료는 준비되어 있는지요?

▲ 외주용역의 정비품질과 전력생산의 안전성등과 관련해서 쉽게 나열될 수 있으나, 이와 관련한 총비용등의 세밀한 계산과 자세한 자료준비는 노동조합만의 노력으로는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다만, 정부나 정치권의 협조가 있다면 다시일내에 밝혀낼 수 있다고 봅니다.
또 발전사들이 외주용역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도 않고, 노동조합에 건네주지도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설사 이에 대한 자료가 있다 하더라도 외주용역에 의한 소속감, 정비품질, 전력공급의 안전성 등은 구술로 장점을 나열할 수는 있겠으나, 이를 쉽게 정량화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이를 간접비용으로 계상한 전반적 비용 효용분석은 노동조합만의 노력으로는 시간이 다소 걸릴 듯합니다. 하지만, 객관적 입장에서 접근하는 기관이 현장의 실체적 목소리까지 담고 분석한다면 신뢰할 수 있는 정량적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일부 노조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발전사의 외부 경영평가로 인해 지나치게 산술적 경영성과만을 부각시킨 결과 내부에서는 비재무적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한 사람의 노조원 입장이 아니라 발전사 노조 전체의 위원장 입장에서 이에 대한 의견에 동의하시는지요?

▲ 지금 발전현장에는 기ㆍ승ㆍ전ㆍ경영평가라는 말이 돌 정도로 모든 것이 경영평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양질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발전공기업의 책임이라던 시절은 지나갔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경영평가를 잘 받기위해 모든 업무들이 파행적이며 경직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부서의 공문들도 서로 공개를 제한하기도 합니다. 직원이 업무 중 부상을 당하면 관리자들이 산재신청을 만류하기 위해 총동원됩니다. 설비사고가 나면 원인보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서로 피터지게 싸우기도 합니다. 심지어 타 발전사의 발전기 사고가 우리 회사의 행복입니다. 왜? 그래야 우리 회사의 경영평가 점수가 상대적으로 올라가니까요. 또한 안전과 건강권도 경영평가 앞에서는 후순위로 밀려나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근비가 발생한다며 일방적으로 휴가를 제한하거나 변경시키기도 합니다. 사회공헌활동도 경영평가를 잘 받기 위해 해당 장소에 가서 사진만 찍기도 하는 요식행위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특히 관리자 영역에서 성과연봉제가 적용되면서 이러한 현상은 극대화된 측면도 있습니다. 이제는 정부의 공기업 경영평가 방법을 달리해야 합니다.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공개적이고 투명한 자율경영은 보장하되 공기업으로서의 기본적 역할과 사회적 책임은 무겁게 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습니다.


◐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역할과 배려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위원장님이 보는 발전기업의 노사관계는 어떠한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여전히 발전회사들의 노사관은 노동조합을 종속관계로 보는 경향이 존재합니다. 한마디로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를 존중하지 않는 시각입니다. 그나마 조금 노동조합을 인정하는 척 할 때는, 노동조합이 회사에 순응하거나 경영평가를 잘 받을 수 있도록 회사에 적극적으로 동의해 줄 경우입니다. 단적으로 어용노조만을 인정해 줄 수 있다는 것이지요. 복수노조에서 노조 선택은 노동자의 아주 기본적 권리입니다. 그럼에도 발전사는 특정노조를 지원하거나 특정노조를 탄압했습니다. 예전에 남동발전에서는 관리자들이 발전노조 탈퇴서를 받아서 기업노조에 전달하기도 했고, 기업노조에서 발전노조에 가입하는 서류가 본사에 도착하자마자 해당 조합원 관리자와 기업노조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조합원을 불러 압력을 가한 결과, 몇 시간 만에 발전노조 탈퇴서가 다시 날라 온 경우도 있었습니다. 발전노조에 가입하면 사업소이동, 포상, 고충처리 등 모든 것에 불이익이 있다는 것은 현장의 공공연한 사실이었습니다. 심지어 발전노조원을 많이 탈퇴시키는 회사간부는 승진에 0순위였습니다. 이제껏 발전회사 내에서 발전노조원들에게 만큼은 “노동존중”은 없었습니다. 사측이 이런 기본적인 노동자 권리, 노조 할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한 발전노조와의 갈등은 계속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전기산업에 종사하고 계시는 전기인들, 그리고 본지 독자에게 부탁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 해 주시기 바랍니다.

▲ 2001년, 발전소 민영화를 목적으로 한국전력에서 6개의 발전회사로 분리되었습니다. 또한 발전회사들은 경영평가를 잘 받기 위해 직접 운영하던 많은 설비들을 외주용역화 하여 나쁜 일자리가 확대되었고 발전소 운영과 안전의 불확실성도 증대되었습니다. 일부에서 얘기하는 민간참여 확대는 에너지재벌들에게 무한 이윤만을 보장해 줄뿐, 지형학적으로 반도국 형태의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결코 안정적 전력공급을 담보할 수 없다고 봅니다. 때문에 저는 감히, 국가의 기간에너지인 전력산업은 발전ㆍ송배전ㆍ판매까지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외주용역화 한 설비들을 직접 운영하며 한전으로의 수직적 통합이 매우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전기라는 공공재는 시장에서 사고파는 물건이 아니기에 국민들이 기본적으로 평등하게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끝으로 다음세대들을 위한 환경문제에도 전기인들 모두의 적극적인 실천과 고민이 필요합니다. 다소 늦었지만 문재인 정부의 기후환경문제의 대응과 탈원전/탈석탄 정책에 따른 국민참여형 에너지전환 계획에 대해 우리 발전노조는 환영의 뜻을 밝힙니다. 덧붙여 4월 27일 판문점선언과 북미간의 정상회담의 향배에 따라 에너지협력과 교류가 가속화 될 전망입니다. 이 역시 남북의 균형적 발전과 번영을 위해서는 국가주도의 발전공기업들의 기여와 많은 전기인들의 역할을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프로필]
박태환 발전산업노조위원장은 1989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해 2002년 한국전력공사 민영화저지 파업, 2006년 발전5사 통합 파업, 2011년 공기업선진화 반대 파업으로 해고되는 등 세 차례에 걸쳐 해고와 복직을 반복한 발전사 노동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노동운동가이다.
2018년 4월 제9대 발전노조 위원장으로 선출돼 발전사 노조원의 해고자 복직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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