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경에 사는 천모 씨는 2개월마다 실시되고 있는 자동차 번호판 추첨에서 2년 동안 당첨을 기다렸지만 결국 또 떨어져 워런버핏이 출자한 중국 BYD의 전기자동차(EV) ‘진(秦)EV300’을 구입하기로 했다.

천씨는 당첨가능성이 희박한 가솔린 전용차의 번호판 취득을 단념하면서 출퇴근용 EV의 편리성을 담담히 설명했다.

이처럼 천씨의 사례는 중국의 번호판 정책을 통해 EV화 구축이 조기에 성공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소비자가 내연기관으로 주행하는 자동차를 선호하고 있지만 중국은 당근과 채찍을 활용한 덕분에 BYD 및 북경자동차 등의 중국 국내 제조자와 독일의 BMW, 미국의 테슬라 등 외자계 제조자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NEF) 보고에 의하면 가솔린 자동차 구입을 제한하고 있는 중국 본토의 북경, 상해, 심천, 천진, 항주, 광주의 6대 도시는 작년 중국의 EV판매(57만9000대)의 40%, 세계 전체 판매의 21%를 차지하면서 중국 내 평균 2~4배 증가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보고서를 공동 집필한 북경주재의 BNEF의 상급보고자인 코우난난 (寇楠楠)은 도시지역에서의 제한은 중국의 EV판매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의 제조자는 광고 및 영업노력, 정부와의 관계라는 점에서 이러한 도시를 우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솔린 전용차의 번호판 당첨에는 몇 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북경에서는 2개월마다 추첨이 실시되고 있으며, 상해에서는 매월 입찰을 통해 배포하고 있지만 평균 1만 4000 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 한편 EV의 번호판은 무료로 가솔린 자동차에 비해 상당히 빨리 취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기오염 및 정체완화를 위해 가솔린 자동차를 제한하는 도시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해남도는 이달부터 가솔린 자동차 등록을 제한한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BNEF에 의하면 남경, 불산, 성도, 서안 등의 도시도 곧 이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V는 대기오염대책에는 도움이 되지만 교통정체 완화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의 대도시에서는 당국이 설계한 상한에 달하는 경우 EV판매는 포화상태가 될 것이라고 BNEF는 지적하고 있다.

북경시는 금년 EV용 번호판의 상한을 6만대 분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BNEF에 의하면 금년 2월 시점에 이미 취득 희망자는 21만 8000명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