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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 도둑
2017년 07월 05일 (수) 관리자 webmaster@elenews.co.kr

3층에 사는 최사장과 모처럼 함께 하였다. 10년 전, 그를 낚시에 입문시켜서 인천으로 낚시를 다녔는데 5년 전, 그는 자기 아파트를 임대하고 의정부로 떠났다가 올 4월 초, 자기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지하철을 타고 혼자 인천으로 가서 사우나에서 잠을 자고, 새벽에 낚싯배에 승선하곤 하였다. 주차장에서 그를 태우고 안흥으로 가는 동안 그는 부족한 잠을 자려고 애를 썼다.
  우리는 승선하여 중앙에 자리를 잡고, 선실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얼마 후, 선내 방송을 듣고 일어나 내 자리로 가서 낚시 도구를 점검하고 낚싯바늘에 미끼를 끼운 후 입수를 기다리면서 대물 잡으시라고 덕담을 나누었다. 선장은 여밭 포인트에 배를 대고 바닥에서 낚시하라고 하였으나 우럭을 잡는 이가 없자, 다른 포인트로 이동하였고 그곳에서도 마찬가지로 입질이 없었다. 간혹 잔챙이 우럭을 잡은 사람도 있었지만 우리에게는 전혀 입질이 없었다. 최사장은 잔뜩 기대하고 왔으나 입질이 시원치 않자 인천이나 안흥이나 마찬가지라면서 괜히 왔다고 투덜거렸다.
  선장은 오전 10시가 되자 미안하다면서 비장의 냉장고 포인트로 이동하니 기대하라면서 30분을 달려 5m 침선 포인트에 배를 대고 2m에서 낚시를 시작하라고 하였다. 2m를 감고 있는데 입질이 오기 시작하였다. ‘투득... 투득...’ 낚싯대를 치켜세우자 우럭이 버둥거리고 있어 지체 없이 전동릴을 감자 힘차게 올라오기 시작하였고, 3자 우럭 두 마리가 수중으로 들어왔다. 그러고 나서 최사장을 바라보니 낚싯대가 거의 90도로 휘어져 올라오고 있었고, 얼마 후 그는 개우럭을 손에 쥐고 선장에게 사진을 찍으라고 소리를 질렀다. 선장이 그에게 다가와서 사진을 찍은 후, 줄자로 우럭을 재어보니 무려 54cm나 되었다. 그러자 그는 이제까지 잡은 우럭 중에서 가장 크다면서 열린 입이 닫힐 줄 몰랐다. 다시 배를 대었고 우럭 채비를 입수하자마자 또 다시 입질이 오기 시작하여 낚싯대를 살짝 들어보니 잔챙이가 붙은 것 같아 다시 기다리고 있는데, ‘훅’하면서 낚싯대가 휘어져 한 번 채주고 전동릴을 감자, 이번에는 4자 우럭과 2자 우럭 쌍걸이가 올라왔다. 최사장도 4자 우럭이 올라왔고, 승선한 동호인들 모두 우럭을 잡으면서 모처럼 활기로 넘쳐났다. 선장은 많게는 대여섯 마리, 적게는 두어 마리를 잡고 나자 뱃머리를 돌렸다. 나중에 귀항하면서 선장에게 물어보니 이 침선을 자기가 발견하였는데 아직 아무도 모르는 곳이라서 조황이 시원치 않을 경우 가끔 들려서 몇 마리씩 잡고 있으며, 일명 ‘냉장고 포인트’라고 부른다고 하였다.
  최사장은 개우럭을 포함하여 우럭 4마리를 잡고나자 연방 헤벌쭉하게 웃으며 담배 한 대를 입에 물고 사부님을 따라 오길 잘했다며 공치사를 날렸다. 나는 방금 잡은 우럭을 손질하여 쿨러에 넣었다. 그러나 그는 물통에 우럭을 그대로 둔 채 여기저기 다니면서 다른 사람들이 잡은 우럭을 확인하였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어 식사를 한 후 자기 자리로 돌아와 낚시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최사장이 개우럭을 포함하여 우럭 두 마리가 사라졌다면서 얼굴이 벌게져서 호들갑을 떨었다. 배안에서 우럭을 도둑맞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우측 동호인의 물통을 보니 5자 개우럭이 있는데 그게 자기가 잡은 것 같다면서 전전긍긍하였다. 배 안에 CCTV가 있는 것도 아니고 표시를 해 둔 것도 아니라서 대놓고 말도 못하고 있는데, 우측 동호인은 그에게 아내와 둘이 사는데 많은 우럭이 필요 없다면서 개우럭을 그에게 슬며시 건네주었다. 어찌되었든 그는 개우럭을 받고나서 다소 기분이 풀어져 더 이상 불문에 붙이고 낚시에 열중하였다.
  귀항하면서 확인해보니 내가 7마리, 그가 5마리를 잡았다. 안흥 횟집에서 회를 뜨고 있는데, 우측 동호인도 옆 가게로 오더니 회가 부족하다면서 광어 한 마리를 구입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러자 그는 틀림없이 저 분이 우럭 도둑이며, 개우럭을 돌려주었지만 그래도 우럭 한 마리를 챙겼다며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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