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럭을 잡기 위해 사용하는 낚시채비는 매우 다양하므로 여기서는 배낚시에서 주로 사용하는 가지채비와 외줄채비를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90년대 초, 우럭 배낚시에 입문하였을 때 가지채비를 사용하였는데 현재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가지채비는 우럭채비라고도 하는데 ∩ 형태로서 아래쪽에 봉돌을 달고 위아래로 낚싯바늘이 있다. 표준화된 가지채비는 없으며, 지역에 따라 크기도 다르고 2단, 3단 채비 등 다양하다.

인천의 철선 낚싯배에서는 대부분 가지채비를 사용하며, 간혹 외줄 채비를 사용하는 동호인들도 있으나 선장은 가급적 가지채비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는데 그 이유는 많은 사람이 낚시할 때 외줄채비가 길게 늘어지면 다른 낚싯줄과 엉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지채비의 장점은 위아래 낚싯바늘이 서로 엉키거나 꼬이는 일이 적어 낚시하기 쉽고, 외줄에 비해 다루기가 편리하다는 점이다. 외줄채비의 장점은 어초나 침선, 암초에서 밑걸림이 발생할 경우 낚싯바늘만 새로 매어 사용할 수 있고, 대물을 잡기 유리하다는 점이다.

나는 지금도 인천에서 낚시할 때, 가지채비 대신에 직접 제작한 3단 외줄채비를 사용하는데 외줄의 길이를 1.2m로 하고, 각 단의 간격을 55cm로 하여 3단을 설치한다. 이 외줄채비의 장점은 길이가 짧아 다루기가 쉽고, 오래 사용할 수 있어 가지채비에 비해 비용이 훨씬 저렴하며, 어초나 암초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한, 백령도 등 우럭이 많은 곳에서는 3단 외줄 채비 2개를 연결, 즉석에서 5단 외줄 채비로 만들어 사용한다. 백령도 어부들은 주낙 낚시를 하는데 보통 100m 정도의 낚싯줄에 수십 개의 낚싯바늘을 매달고 낚시하는 것을 보고 응용한 방식이다.

현재, 신진도 등에서 낚시할 경우에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3단 외줄채비를 사용하는데 외줄의 길이가 2m ~ 2.5m이며, 각 단의 간격을 80cm ~ 1m로 하여 3단으로 제작되었다. 이 채비의 단점은 낚싯대에 비해 길어 다루기가 불편하고, 쌍걸이나 3걸이를 할 때 우럭을 한 번에 배로 끌어 올릴 수 없으며, 다른 사람의 줄과 엉켰을 때 수습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지난 가을, 격비도 인근에서 낚시하고 있는데 ‘투득 투득’하는 입질이 있어 챔질을 하고 기다렸다가 전동릴을 감았지만 꼼짝하지 않아 대물임을 직감하고 수동으로 힘들게 감기 시작하였다. 잠시 후 수면으로 우럭 서너 마리가 보였고, 힘겹게 올려보니 우럭 5마리가 걸려 있었는데 옆 사람의 채비까지 함께 올라온 것이었다. 엉킨 채비를 풀기 위해 모든 낚싯바늘을 끊어버리고 다시 채비를 갖추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3걸이를 위해 3단 채비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 11월초, 신진도에서 H호를 타고 공해로 나가 낚시하였는데 좌우 동호인들은 연이어 우럭을 잡고 있었으나 내게는 입질이 없어 짜증이 날 무렵, 드디어 입질이 왔고 전동릴을 감고 보니 우측 동호인 채비와 엉켜 3자 우럭 2마리와 잔우럭 1마리 등 3마리가 올라왔다.

나는 입질로 봤을 때 3자 우럭이 내 것이라고 확신하였으나 낚싯바늘을 확인한 결과 잔우럭이 내 것이었다. 우럭을 떼어내고 다시 채비를 갖추고 입수하려는데 우측 동호인은 또 우럭을 잡아 올리고 있었다. 그분은 2단 외줄채비를 사용하고 있어 신속하게 입수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우럭 3걸이를 언제 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기껏해야 일 년에 서너 번에 불과하였다. 고작 서너 번을 위해 비용도 더 들고 불편을 감수하면서 멍청한 짓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난 후 다음부터 2단 채비를 사용하리라 다짐하였다.

2단 외줄채비는 길이가 1m ~ 1.5에 불과하여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1.8m 우럭낚싯대로도 다루기가 쉽고, 3단 외줄채비에 비해 다른 낚싯줄과 엉켰을 경우 손쉽게 수습이 가능하므로 입수도 빨라 우럭을 더 많이 잡을 수 있으며, 외줄채비와 낚싯바늘, 미끼 등의 소모가 적어 경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