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3회에 걸쳐 우럭 낚싯대, 낚시채비, 미끼 등 우럭 낚시의 정석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지난번 낚시를 갔다가 낚싯대의 가이드가 파손되어 새로 낚싯대를 장만하기로 마음먹었다. 인천에서 낚시가 끝나고 평소에 다니던 낚시가게에 가서 우럭 낚싯대를 추천 받고 선배님과 낚시가게 사장의 말을 감안하여 2.15m 연질대를 선택하였다.

나는 지금까지 경질대를 사용하였는데 이번에는 과감하게 연질대를 교체한 것이다. 연질대와 경질대의 구분 방법은 낚싯대가 휘어지는 정도로 구분하는데 우럭을 걸었을 때 낚싯대가 전체적으로 휘어진다면 연질대로 보고, 휘어짐의 정도가 적다면 경질대로 볼 수 있다.

그동안 경질대를 사용한 이유는 20여 년 전, 배낚시에 처음 입문하였을 때 선배로부터 경질대를 추천 받았기 때문이다. 선배는 100호 봉돌을 달았을 때 휘어짐이 적어야 하고, 입질이 왔을 때 연질대에 비해 어신이 좋기 때문이며, 끝으로 대물을 잡았을 때 버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드디어 신진도에서 연질대로 첫 낚시를 시작하였다. 우럭 채비를 입수시켜보니 초리대가 평소보다 더 휘어졌으나 생각보다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투득’하는 입질이 와서 챔질을 하고 나서 지체 없이 전동릴을 감는데 낚싯대가 90도 정도 휘어져서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어느 정도 무게감도 있고 ‘툭툭’하는 것도 3자 우럭이 틀림없었다.

다시 우럭 채비를 입수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투득’하는 입질이 와서 한번 챔질한 후 쌍걸이를 기대하며 기다렸다. 또 입질이 와서 들어보니 묵직하여 전동릴을 감는데 이번에는 낚싯대가 거의 150도 정도 휘어져서 올라와 힘에 겨웠다. 마침내 3자 우럭 두 마리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낚싯대를 수직으로 올려서 선상으로 끌어올렸다. 연질대가 경질대에 비해 버티는데 힘이 들었지만 손맛은 경질대보다 훨씬 강렬하였다.

선장은 연이어 같은 포인트에서 우럭이 올라오자 다시 배를 대었다. 우럭채비를 입수시키고 입질을 기다리는데 ‘토독’하는 작은 입질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으나 더 이상 입질이 없어 전동릴을 감아보니 볼락 한 마리가 달랑거렸다. 지금까지 큰 입질을 받아서 잘 몰랐으나 연질대로 볼락 입질을 아보니 경질대에 비해 예민하게 반응하였다.

선장은 10m 침선으로 이동하여 바닥 찍고 6m를 올려서 낚시를 하라고 하였다. 신속히 우럭채비를 입수시키고 바닥을 확인해보니 개흙이라서 전동릴을 수동으로 12바퀴 감고 입질을 기다렸다. 뒤쪽에서부터 입질이 오기 시작하였고, 내 차례가 되자 입질이 와서 살짝 들어보니 우럭이 걸렸기에 천천히 감는데 중간쯤 올라오다가 갑자기 버둥거리는 느낌과 무게감이 사라졌다.

빈 낚시를 올리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연질대라서 살짝 들어 올렸더니 낚싯바늘이 우럭 입에 제대로 걸리지 않아 올라오면서 빠져 나간 것이었다. 연질대가 낭창거리다보니 정확하게 후킹이 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경질대는 살짝만 들어 올려도 후킹 되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침선 포인트에서 다시 낚시가 시작되었고, 기다리고 있는데 강렬한 입질이 왔다. 지체 없이 낚싯대를 90도로 들어 올리자 버둥거리는 느낌이 와서 낚싯대를 살짝 내렸다가 다시 한 번 힘차게 들어 올린 후 전동릴의 레버를 젖히자 우럭이 버둥거리며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우럭을 끌어올려보니 낚싯바늘이 정확하게 우럭 입의 천정을 뚫고 나와 있었다.

오늘의 경험을 토대로 우럭 배낚시에서 낚싯대에 대한 나름대로 선택기준을 말씀드리면, 연질대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너무 낭창거리지 않을 정도의 낚싯대가 좋다는 것이다. 아울러 낚싯대는 길이가 통상적으로 2m 정도인데, 우럭 3단 채비를 사용할 경우 낚싯대를 들어 올리면 봉돌이 손에 잡히지 않아서 불편하므로 2.2m~2.5m가 적당하며, 너무 길면 우럭채비가 어초나 침선 등에 걸렸을 경우 끊어 내기 불편하다는 것이다.